
쿠알라룸푸르에서 한국 분들과 식사를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말레이시아 음식 중에서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 뭐예요?” 나시르막이나 사테도 좋지만, 국물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저는 바쿠테(Bak Kut Teh)를 한 번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이름부터 낯섭니다.
바쿠테?
고기인가?
국인가?
차인가?
그런데 막상 한 번 제대로 먹어보면 생각보다 친숙하면서도 말레이시아만의 맛이 확실히 느껴지는 음식입니다.
그리고 쿠알라룸푸르에서 바쿠테를 처음 먹는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Imbi에 있는
Sun Fong Bak Kut Teh 新峰肉骨茶, 선퐁 바쿠테입니다.
1971년부터 이어져 온 쿠알라룸푸르의 오래된 바쿠테 전문점입니다.
50년 넘게 살아남은 식당에는 이유가 있다
쿠알라룸푸르는 음식점이 정말 빨리 생기고 또 빨리 사라지는 도시입니다.
새로운 카페와 레스토랑도 계속 생기고, SNS에서 갑자기 유명해지는 곳도 많습니다.
그런 KL 한복판에서 1971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꽤 대단한 일입니다.
선퐁 바쿠테는 요즘 유행하는 화려한 레스토랑과는 조금 다릅니다.
인테리어를 구경하러 가는 곳이라기보다 말 그대로 먹으러 가는 집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히려 이런 곳에서 말레이시아 여행의 재미를 많이 느낍니다.
사진 한 장을 위해 만들어진 식당보다 몇십 년 동안 사람들이 실제로 밥을 먹으러 찾아온 식당.
그 안에는 관광지만 돌아다녀서는 만나기 어려운 KL의 시간이 담겨 있으니까요.
바쿠테(Bak Kut Teh)는 어떤 음식일까?
바쿠테는 한자로 肉骨茶라고 씁니다.
육(肉)은 고기, 골(骨)은 뼈, 차(茶)는 차.
그래서 처음 이름을 보면
“고기뼈에 차를 넣어서 끓이는 건가?”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차를 넣은 국은 아닙니다.
돼지고기를 마늘과 여러 향신료, 약재와 함께 푹 끓여 만드는 음식입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음식이고, 지역이나 식당에 따라 국물의 색과 향도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바쿠테는 후추 맛이 강하고, 어떤 곳은 한약재 향이 진합니다.
그래서 같은 ‘바쿠테’라고 해도 식당마다 맛이 꽤 다릅니다.
한국 음식으로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설명할 때는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진한 보양식 국물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갈비탕처럼 고기와 국물을 함께 먹지만 향은 훨씬 이국적이고, 한방 삼계탕에서 느껴지는 약재 향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맛의 방향은 또 다릅니다.
바로 이 애매한 경계가 바쿠테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익숙한 듯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맛.
👉바쿠테 맛집 보기
바쿠테는 사실 국물 때문에 먹는다
물론 돼지고기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바쿠테를 먹으면서 가장 먼저 보는 건 국물입니다.
국물을 한 숟갈 떠먹었을 때 돼지고기의 깊은 맛과 마늘, 향신료 향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너무 향신료 맛만 강하면 몇 숟갈 먹고 부담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국물이 너무 가벼우면 “이게 왜 유명하지?”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선퐁 바쿠테는 국물이 꽤 진합니다.
처음 한 숟갈을 먹으면 향이 확 들어오는데 뒤로 갈수록 고기에서 우러난 감칠맛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국물이 흰밥과 정말 잘 맞습니다.
고기 하나 먹고,
국물 한 숟갈 먹고,
밥을 조금 먹다 보면
어느 순간 국물을 계속 떠먹고 있게 됩니다.
저는 바쿠테의 진짜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에 강렬하게 맛있는 음식이라기보다는 먹을수록 자꾸 손이 가는 음식.
그러다 나중에는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바쿠테까지 떠오르게 됩니다.
약재 냄새 때문에 걱정된다면?
한국인들이 바쿠테를 처음 접할 때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약 냄새 많이 나요?” 사실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바쿠테에는 여러 향신료와 약재가 들어가기 때문에 한국에서 평소 먹던 돼지고기 국과는 분명 다른 향이 납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약을 먹는 것 같은 맛’이라기보다는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향에 가깝습니다.
마늘도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완전히 생소한 방향의 맛은 아닙니다.
오히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국물을 한 숟갈 먹었다가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뜨거운 국물이나 고기 요리를 좋아한다면 말레이시아 현지 음식 중에서는 비교적 도전하기 좋은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국물 바쿠테와 드라이 바쿠테는 완전히 다른 느낌
바쿠테를 검색하다 보면 Dry Bak Kut Teh라는 메뉴도 보게 됩니다.
이름 그대로 국물 없이 조리한 스타일입니다.
전통적인 국물 바쿠테가
향신료와 고기 국물의 깊은 맛을 즐기는 음식이라면, 드라이 바쿠테는 소스가 고기에 진하게 배어 있어 조금 더 강렬하고 밥반찬 같은 느낌입니다.
두 음식의 맛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여러 명이 함께 간다면 하나만 선택하기보다 같이 주문해서 비교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바쿠테를 처음 경험한다면 “바쿠테가 이런 식으로도 만들어지는구나” 하고 먹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 여행객에게 선퐁을 추천하는 이유
KL에서 유명한 바쿠테 맛집을 검색하다 보면 도심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들도 많이 나옵니다.
현지에 살고 있다면 찾아갈 수 있지만 짧은 일정으로 쿠알라룸푸르를 여행하는 분들에게는 음식 하나 때문에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선퐁의 장점은 바로 위치입니다.
선퐁 바쿠테는 Imbi 지역에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 여행객들이 많이 머무는 부킷빈탕과 가까운 KL 중심 지역입니다.
파빌리온이나 부킷빈탕 일정을 잡았다면 함께 묶어서 방문하기 좋습니다.
맛집을 찾아 하루 일정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곳이 아니라 도심 여행 중 자연스럽게 한 끼 넣을 수 있다는 점.
여행객 입장에서는 이것도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분들은 바쿠테를 한번 경험해 보세요.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 분,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분,
한국에서 쉽게 먹을 수 없는 현지 음식을 찾는 분, 너무 강한 향신료 음식이 부담스러운 분, 그리고 관광객용 식당보다 오래된 현지 맛집을 좋아하는 분.
특히 쿠알라룸푸르를 처음 여행한다면 한 끼 정도는 이런 로컬 음식을 넣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호텔 조식과 쇼핑몰 음식만 먹고 돌아가는 여행과 현지인들이 오랫동안 먹어온 음식을 한 번 경험하고 돌아가는 여행은 기억에 남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선퐁 바쿠테가 기억에 남는 이유
1971년.
선퐁 바쿠테가 시작된 해입니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쿠알라룸푸르에는 수많은 건물이 생겼고 도시 모습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여전히 바쿠테를 끓이고 있습니다.
저는 오래된 식당을 방문할 때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한 음식이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 음식을 계속 찾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뜻이라고요.
선퐁도 그런 집입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화려한 레스토랑도 아니고 사진 한 장 때문에 찾아가는 곳도 아닙니다.
그런데 따뜻한 국물 한 숟갈을 먹고 나면 ‘아, 이 집 오래된 이유가 있구나.’ 싶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음식 한 끼를 찾는다면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무엇을 먹을지 검색하면 나시르막, 사테, 락사, 차퀘이티아오 같은 음식들이 먼저 나옵니다.
물론 모두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저는 여기에 바쿠테도 꼭 한 번 넣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국물이라는 익숙함이 있으면서도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맛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쿠알라룸푸르 중심에서 처음 바쿠테를 경험할 곳을 찾고 있다면 1971년부터 이어진 선퐁 바쿠테도 좋은 선택입니다.
오래된 KL의 맛을
따뜻한 국물 한 그릇으로 경험해 보세요.
Sun Fong Bak Kut Teh 방문 메모
- 상호: Sun Fong Bak Kut Teh / 新峰肉骨茶
- 한글명: 선퐁 바쿠테
- 지역: Imbi, Kuala Lumpur
- 대표 메뉴: Bak Kut Teh, Dry Bak Kut Teh
- 특징: 1971년부터 이어온 쿠알라룸푸르 바쿠테 전문점
- 추천 대상: 쿠알라룸푸르 여행객, 바쿠테를 처음 먹어보는 분, KL 현지 맛집을 찾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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